송창식에 관하여 가수

 

어제는 너무 늦게 잤어요. 우연히 눈에 띈 TV프로그램 때문이었어요. 송창식이 나오는 프로였습니다.아마 평생 좋아했던 가수 송창식은 사실 근황은 전혀 몰랐어요. 그럴 필요도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송창식은 단지 그의 노래로서 저에게는 남아있을 것이고, 그의 노래는 정말 드물게 제 주위에 맴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수 송창식은 항상 젊고 힘있는 가수로 남아 있습니다.그렇다고 인간적인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목소리를 좋아하고 그의 노래와 가사와 서정을 좋아하는 한, 인간이 그 노래를 부른 사람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다는 건 말도 안 되죠. 다만 그의 노래를 잘 들어보면 잠시 활동하던 시절의 그 모습이 제 머릿속에는 그저 새겨져 있을 뿐이었던 것 같아요. 송창식의 노래는 거의 모르는 게 없어요. 발표한 곡이 많지만 그 곡들이 발표된 날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살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가요 같은 것에 관심이 많이 둔해진 뒤에도 그의 노래 중 모르는 건 어디선가 한 번만 들어도 바로 수집을 하곤 했으니까요. 묻혀버린 수많은 노래들도 정말 많아요. 그런 노래 중에는 좋은 게 너무 많아서 노래방에서는 그런 노래가 너무 많지 않다는 게 좀 서운할 정도예요.TV를 통해서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은 것이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오래 전에 세시봉 특집으로 방송된 후 처음 보는 건데 그게 아마 10년도 더 넘지 않았나 싶어요.그 세월 동안 가수 송창식은 정말 많은 거쳤어요. 아내는 자꾸 안됐다고 말해요. 그만큼 달라진 송창식의 모습이죠. 20대까지는 아니었지만 사십에서 오십대의 그 모습에 내 머릿속에 맴돌았던 그는 내게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음도 색다른 느낌이에요. 노래를부르는습관이익숙해서그것을습관이라기보단창법이라고한다면그게달라졌을텐데지금은힘이확실히떨어지는소리를내고있죠. 표정도 말하는 것도 완전히 노인이에요. 저는 중년부터 어느 날 갑자기 노인이 된 그 모습을 보았습니다.다만 그의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와 아무런 만남도 사실적인 지식도 없는 사이였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노래를 비롯해 이미 인간적인 정이 많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그런 그가 그렇게 해서 저에게는 갑자기 확 늙어버린 것이 조금 허망한 느낌이에요. 물론그의젊은목소리,과거에어느유명한음악평론가가신이준목소리라고말한것에공감하는입장에서그목소리는영원히남을것입니다. 그가 그 시절에 녹음한 목소리로요.어제 그가 한 말 중 몇 년 전만 해도 후배 가수나 누구나 그들의 목소리에 맞출 수 있었는데 지금은 잘 안 된대요. 생각해보면 그는 아주 젊었을 때도 누군가와 함께 노래할 때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보조해서 맞추곤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때는 그게 좀 불만이었는데요.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좀 더 생생하게 듣고 싶은데 그 목소리는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몰래 묻혀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그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기행’의 한 장면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그가 갖고 있는 독특한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해롭지도않고그냥내가생각하는어떤일에충실히생각과행동을일치시키는모습입니다.그런 나이에도 아직 기타를 치지 않고 연주하는 모습을 보기엔 정말 좋았죠. 무정한 세월은 어쩔 수 없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그가 그렇게 살았고 이렇게 변한 것은 사실대로의 도리입니다.언젠가는 저도 아내도 제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될 겁니다. 다만 그렇게 되어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고, 자신의 철학적 가치 속에서 살 수 있고, 누군가에게 해가 되지 않게 존재할 수 있고, 그러면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수 님, 정말 반갑습니다. 지금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하면서도, 단지 당신의 노래만을 가까이 하고 당신 자체를 만날 수는 없군요. 아마 많은 저 같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들은 모두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정말 좋아해요.